대학을 졸업한 후, 최근 2-3년 정도는 많이 쓸쓸했던 것 같다.
혼자인게 너무 외롭고 쓸쓸해서 일부러 기숙사 2인실에 들어가 룸메이트랑도 생활을 해봤는데,
룸메이트가 바빠서(마찬가지로 대학원생) 아침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고, 주말엔 따로 나가고.. 해서
점점 친해지긴 친해져도 완전히 마음을 놓고 친해지는건 어려웠던 것 같다.
아무 연고도 없던 대전, 사람도, 놀거리도 서울경기권에 비해 많지 않은 대전.
여기서 마음 둘 곳 없이 혼자 이리저리 휘청이던 나
무엇보다 전 애인들의 무수한 거짓말/약속안지킴/바람 등의 문제 때문에 심리상태가 더 심각했다.
솔직히 그냥 죽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우울했다.
너무 심연 속으로 들어가게되고 마음이 힘들어서
마지막(가장최근) 에는 수업도 하나 드랍하고, 남은 하나의 수업은 출석도 시험공부도 아예 안했다. 할 수가 없는 심리상태였다. 하루하루 버티고 살아가는게 기적..
마음에 여유 없이 스트레스만 가득하니까 부모님이랑도 쉽게 다투고. 친구랑도 사이 멀어지고. 집도 난장판.
연구도 제대로 깊이 빠져서는 못하고, 간신히 미팅, 코웤, 국가과제, 내가 해야할 일들만 꾸역꾸역 쳐내는 정도.
뭘 하나 도전해보려고 해도 도저히 노력이 들여지지가 않았다.
내 2025년은 그랬다. 실패의 연속.
...
2025년도에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받은 것이다.
어쩌면 2025년 내가 아니라, 인생 통틀어 가장 잘한 일이라고도 생각한다.
루아(고양이)랑 함께 지내게 된 후로는 슬픈 일에는 울어도, 지독한 외로움을 이유로는 더 이상 집에서 혼자 울지 않게 됐다
나에겐 이것 하나만으로도 너무 축복같은 존재이다
그런데 사실,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다. 그 무엇보다도 값진.
나와 감정 교류를 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진 생명체이면서, 그 아이의 태어남과 죽음까지 전 생애를 지켜보고 함께하며,
집에서 나와 함께 하는 것 외에 다른 삶이 없고, 거짓말하거나 배신할 일이 없다(큰 스트레스를 받을일이 전무).
외모나 성격, 성별도 내 취향에 맞게 내가 직접 이 세상에서 함께하길 선택한 개체이며, 교육을 통한 변화가 비교적 쉽게 가능하다.
이건 설령 직계가족이라고 해도 갖추지 못하는 특성이다.
부모의 경우,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원하는 만큼의 감정 교류를 하기 더 힘든 경우가 있고,
나를 만나기 전 보내온 시간이 있으며(그 과정에서 개인 스스로 학습한 것들이 있으므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수있음)
개인의 삶이 있기 때문에(그자체로도 별로지만) 가능성은 낮아도 어떤 부모는 거짓말하거나 배신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개체가 아니라, 강제 랜덤 부여된 사람들이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관계의 특수성 때문에 웬만해선 교육을 통한 변화가 안된다.
자식의 경우, 마찬가지로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감정교류가 힘들 수 있고,
개인의 삶이 있기 때문에 크면서 거짓말하거나 배신할 수 있으며 부모에게 큰 사랑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어릴때는 뭣 모르니까 몰라도, 특히 성인이 된 이후로는 장담할 수 없다)
내가 선택한 개체가 아니라 강제 부여된 개체이며 성향/성질이 온화할지 나와 잘맞을지 등을 알 수 없다
교육이 되긴 하겠지만 성향에 따라 번거롭고 까다롭다.
아무리 생각해도 반려동물이 가지는 이점이 너무 너무 크다..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 사랑을 나누는 것이 그 아이 삶의 가장 큰 부분인데
이걸 대체해서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인간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
이성간의 사랑? 우정? 그게 무슨 소용이지?
어짜피 그런 것들은 변하기 마련이다.
그런 것에 진심이란게 존재하지 않는 사람도 있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더라도 진심을 다 내어주지 않는 경우도 많고,
진심을 내어줬다하더라도 가치관과 행동거지가 이상할 수 있고,
어떤 경우든 시간이 흐르면 결국 타인에게/다른 상황에 혹한다.
인간이란 그런 생물이니까. 병신같이
스스로의 기준이 확고한 / 도덕적으로 무결함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해도
이 시대에 그런 사람을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울 뿐더러
세상이 점차 변화시키고, 또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음을 탓할 순 없다.
반면 반려동물의 사랑은 맹목적이다. 그게 느껴진다.
그냥 인간한텐 기대를 하면 안된다.
사랑과 진심에 대한 기대는 삶의 비중을 많이 차지할 수 밖에 없는데,
그런 큰 것에 기대를 하게 되면 곧 실망하게 되고(어짜피 이루어질수없다),
곧 삶이 무너진다.
사랑은 반려동물이랑 하는 것.
나는 그만큼 우리 루아를 사랑한다
간혹 반려동물 카페를 보면, 해외를 가게 돼서, 이사를 가게됐는데 집주인이 키우질 못하게 해서, 개인사정으로 등등
가족같이 키운 소중한 아가인데 어쩔 수 없이 잘 보살펴줄 분을 찾는다는 글이 보인다.
그럴 때마다 어이가 없다.
니가 낳은 아이였어도 그렇게 버릴거야?
그 아이는 평생을 너만 바라보면서 너만 사랑했고 네가 가족인데..
고작 그런 이유로 버려
해외 안가면 되잖아. 아님 데려가면 되잖아. 가족을 못 데리고 가는데 어쩔 수 없잖아.
이사 안가면 되잖아. 아님 집주인이 키우게 하는 곳으로 가던가. 가족을 못 데리고 가는데 어쩔 수 없잖아.
그래놓고 뭐가 가족같이 소중하단거지? 정말 가족이라면 어떻게 버려?
그런 사람들은 분명히 언젠가 본인 가족들도 버릴 것이다. 병신들.
어쩔 수 없다는 말은 진정한 가족을 버릴 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정말 너무 화가난다.. 진심을 주지 못하는걸 넘어서 진심을 준 동물까지 버리는 사람들이 정말 한심하고 실망스럽다
아무튼 혼자 죽을만큼 외롭고 쓸쓸한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 혼자 종종 집에서 우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에겐 상담이고 뭐고 다른 것 보다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걸 추천한다.(물론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금전/환경적 여건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
단, 애교 완전 많고 사람 좋아하는 개냥이나 완전 예쁘고 애교많은 강아지로.
볼때마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힐링이 되고 품에 끼고 있게 된다.
집에서 나갈 수가 없어...
내가 진심으로 사랑한다는걸 저도 아는지 하는 짓도 너무 너무 예쁘다..
진짜 어떻게 이런 고양이가 있나 싶을 정도로..
한 가지 걱정은 루아가 나보다 먼저 죽었을 때다.
그떄쯤이면 나도 마음의 준비가 됐을테니 괜찮을까.
우리 루아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나랑 함께 있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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